폐건물·빈 점포에서 문화공간으로, 국내외 리노베이션 프로젝트의 공통된 성공 조건은?
리노베이션, 단순한 리모델링을 넘어서
리노베이션(Renovation)은 노후화된 공간을 단순히 고치는 수준을 넘어, 공간의 기능과 정체성 자체를 새롭게 정의하는 도시재생 전략이다. 과거엔 철거 후 재개발이 주된 방식이었다면, 이제는 기존 공간의 역사성과 구조를 보존하면서 새로운 쓰임을 부여하는 방식이 각광받고 있다. 이는 환경적 지속가능성은 물론, 지역 커뮤니티 활성화 측면에서도 효과적이다.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2024년 기준 전국 공실률은 상가 기준 약 13.6%, 지방은 20%를 넘는 지역도 있어, 방치된 공간을 ‘가치 있는 장소’로 바꾸는 작업은 이제 선택이 아닌 생존 전략이 되고 있다.
국내 사례: 버려진 공간의 문화적 변신
서울 성수동의 대표적 사례인 ‘언더스탠드 애비뉴’는 버려진 고가철도 하부 공간을 청년 창업 공간, 문화 공연장, 복합상업지구로 탈바꿈시켰다. 공간 구조는 유지하되, 가변형 컨테이너 구조물을 도입해 실험성과 유연성을 확보했다. 또 강릉의 ‘스페이스 9.81’은 낙후된 도심 주차장을 복합문화공간으로 리모델링한 프로젝트로, 청년 창작자·관광객·시민이 함께 쓰는 오픈 라운지로 진화했다. 이들 사례는 단순 건물 수선이 아니라, 공간이 지역의 서사와 감정을 담는 플랫폼이 될 수 있음을 보여준다.
해외 사례: 커뮤니티 중심 리노베이션의 진화
일본 니가타현 쓰바메시의 ‘FabLab Tsubame’는 방치된 공업단지를 주민 창작공간으로 재해석한 사례다. 기계장비를 보존하면서, 3D프린터와 디지털 제작 장비를 접목해 지역 장인과 청년이 함께 기술을 배우고 나누는 실험실로 재탄생했다. 독일 베를린의 ‘Tempelhofer Feld’는 폐공항 활주로 전체를 시민공원으로 전환했으며, 기존 격납고는 공유 창고·워크숍·마켓으로 활용 중이다. 이들 모두의 공통점은 공간을 단지 ‘상업적 재생’이 아니라, 시민 참여 기반의 살아있는 커뮤니티 거점으로 재설계했다는 점이다.
리노베이션 성공의 조건과 앞으로의 과제
버려진 공간을 성공적으로 되살리기 위해선 몇 가지 핵심 조건이 있다. 첫째, 지역 맥락에 맞는 콘셉트와 운영 모델이 필요하다. 둘째, 단기적 임대수익이 아닌, 공간 운영 주체의 지속성 확보가 중요하다. 셋째, 물리적 재생뿐 아니라 프로그램 기획력(전시, 교육, 커뮤니티 이벤트 등)이 리노베이션의 핵심 경쟁력이 된다. 또한 사유지일 경우 임대 조건과 소유권 분쟁을 어떻게 해결하는지도 중요하다. 앞으로는 공공·민간·커뮤니티가 협력해 ‘공간 브랜딩 + 커뮤니티 디자인 + 로컬 비즈니스’가 결합된 지속가능한 리노베이션 모델이 확산되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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